올바른 정치적 올바름 N.O.T.E



싱글벙글 정치적 올바름

지난번에 했던 정치적 올바름 이야기는 너무 이론적이라서 - 이번에는 구체적이고도 실전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

소방관이 되는데 백점 만점에 80점 이상의 완력이 필요하다구 칩시다 - 그런데 완력 75점의 사람을 정치적 올바름을 이유로 소방관에 임명하면, 그건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80점 이상의 완력이 요구되는 일에서 이 사람은 자기 일을 못할 것이다。그건 개인과 조직에게 크고 작은 손실을 일으키고 소방관처럼 중요한 직급에서는 진짜 여러사람이 큰 피해를 입을수도 있겠지 ㅠ

보통 이런 경우, 75점 완력의 사람은 두가지 반응을 보인다


1. 자괴감으로 사표를 내거나
2. 자괴감은 들지만 사표를 내지는 않는다


만약 떠난다면 - 그럼 할당제는 단기적인 효과만을 발휘한다는 결론이 나온다。만약 떠나지 않으면, 그럼 이 사람은 소방관의 일을 하는게 아니라 흉내를 내면서 돈은 계속 받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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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런 말을 하냐면 내가 이십대 초반에 2번의 삶을 3년간 살아봤거든 ㅋㅋㅋ

내 능력이 감당하지 못할 일을 내가 맡았는데 - 그렇다고 엄청나게 꿀을 빨거나 엄청나게 돈을 만진 것은 아니오만。진짜 보기 드문 행운으로 남들은 부러워하는, 나보다 스팩이 좋은 사람도 잡지 못한 기회를 운 좋게 잡았다

그 3년의 시간은, 그때 잠깐은 행복했지。 그러나, 삼십이 넘은 지금은 내 인생 최악의 시간이라고 평한다。

RPG 게임이라고 치면 - 자기 레벨에 맡는 몬스터를 찾아서 경험치를 쌓아야지 쪼렙이 처음부터 만렙 괴물을 사냥해봐야 효율도 낮고 사냥이 되겠음? 그런다고 레벨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이십대, 인간에게 있어 가장 건강하고 가장 도전적인 20대의 3분의 1 가까운 시간을 그냥 날렸다 ㅠ

그리고, 미움도 많이 받았다 - 내가 일을 못하니까, 다른 사람이 내 몫의 일을 대신 하지 않음 안됐거든。누구나 집에 빨리 가서 쉬고 싶은데 내가 일을 못해서 팀 전체가 수렁에 빠졌다。그때 나는 자괴감이 굉장히 심했고, 자신감도 잃었고, 정신적으로 많이 몰린렸지。다들 사람들이 착해서 대놓고 왕따를 하거나 몰매를 놓거나 하진 않았지만.. 나를 싫어하는 기색을 다들 감추지 않았고 나는 거기에 대해 뭐라 항의할 수가 없었다。삶의 패배자가 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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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 (물타기 Ho~!) 
- 편의점 알바부터 국회의원까지。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정말 정성을 다해서 열심히 이름을 걸고 하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하루하루를 버티거나 대충 수습한다。직장에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일할 것인지를 내가 간섭할 수는 없다 (고용주는 할 수 있다)。그러나, 보통 하루 최소 8시간 근무한다고 쳐도 하루의 삼분의 일을 대충 수습하거나 버티면서 보내는 삶은 정말 괜찮은걸까

무언가를 정성을 다해 만드는 사람과 무언가를 대충 만드는 사람 - 개인이 "내가 대충 살겠다는데 어쩔?" 하면 할 말은 없지만。우리 모두 학교 다닐 때 무능한 선생님, 불친절한 공무원, 어벙한 A/S 기사의 대충 일처리로 발을 동동 굴렀던 경험이 있지 않나。이런 것들이 우리 사회를 조금씩 조금씩 침식하고 우리 모두를 조금씩 불행하게 만든다。내가 나의 팀원들을 불행하게 만들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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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소방관 이야기로 - 왜 그 사람은 소방관을 지망했을까


소방관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 -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그런데 지금 그 사람은 완력이 부족해 소방관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고 그럼 소방관의 직함이 있으나 없으나 진실한 소방관이 아니다 - 그게 만약 성별, 부모의 경제력처럼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일어난 일 때문이라면 그건 슬프지만。그런데 인간은 각자 한계가 있습니다。플라톤은 서양 철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성공한 극작가는 될 수 없었고, 공중니는 성공한 정치인은 될 수 없었으나 위대한 스승으로 남았지。이거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의 문제는 아닐까 - 인간이 공정한 신(神)이 될 수는 없지

우린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전부 다 가질 수는 없는데 - 이걸 정치의 힘으로 억지로 교정하려고 드는게 정말 괜찮은걸까

현실적으로 - 수많은 영역, 수많은 분야, 수많은 시장, 기업, 대학교에서 모든 사람의 비중을 1:1:1:1 ... 이런 식으로 유지하려면, 엄청나게 거대한 정부 조직이 요구된다。전성기 구(舊) 소련이나, 진시황제가 부활해도 이건 도저히 안된다。미래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이란 단어가 참 듣기 거북하겠지만, 이건 그냥 현실적으로 안되는 일이다。

만약에, 그 무능한 소방관이 일을 못해서 내 소중한 사람이 제때 구조되지 못한다면? - 그럼 그 책임은 누가 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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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내가 음모론을 하나 제시하면 - 지금 정치적 올바름은 불경기가 원인은 아닐까

한국이나 미국이나 지금 경제가 되게 나쁘다。미국인의 절반이 하루 벌어 하루 버티는 삶을 살고 있다며 지난 미국 대선 토론회에 경제 정책이 뜨거운 문제가 됐고 한국도 지금 경제가 굉장히 나쁜 상태라는데는 다들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스팩 경쟁에서 이제는 도덕 경쟁으로 번졌고 그게 정치적 올바름의 본질은 아닐까

강원랜드 취업 비리 스캔들이 있었잖아 - 한국 사회는 이제 정규직이 뇌물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닐 정도로 실업률이 심각하고 경쟁도 심각하다。나와 상대방의 스팩이 비슷하면, 그럼 나의 도덕적 정당성으로 내가 그 직업을 가질 자격이 있음을 어필하는게 정치적 올바름의 본질은 아니냐는 소설을 써본다

시민 단체에서 파업이나 투쟁을 일으키면, 관계자와 네고를 하는데。단체에서 요구하는 내용? 결국 돈 달라는 겁니다 =3= 물론 물도 돈 주고 먹는 세상에서 돈 달라는게 그게 더러운 일은 아니지。뭔가를 고칠려면 돈이 필요하니까。그런데 특정 집단에게 무조건 돈을 주는게 정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 거기에 대한 사회적인 토론은 거의 없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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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굶주린 늑대 2018/06/26 17:21 # 답글

    좋은 글입니다.

    지금 PC문제는 일종의 열등감 콤플렉스의 집단 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갑을 관계 등 차별 자체가 사라지는 것과 차별의 갑을만 바뀌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 이 차이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아 보입니다.
  • 말초 2018/06/26 17:53 #

    사실, 저게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사회 전체에, 사회가 약자를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고 - 그게 사회에 속한 모두에게 격려가 되기도 하니까요

    지금 당장 먹여 살려야만 하는 가족이 있는데 너는 스팩이 없으니 위험하고 돈도 적은 일을 하라고 강요하는건。그건 좀 잔인한 구석도 있죠 =3=
  • 2018/06/26 21:07 # 삭제 답글

    Pc는 하나의 안정장치이자 수단이었는데 목적이 된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의 누구에게 얼마를 지원할지에 대해서 동의되는 게 다들 주장만 있지 어떻게나 안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우리에게 힘(돈 혹은 무엇)을 주면 잘 될 것이다~'
    차라리 상스럽더라도 자신의 요구사항을 대놓고 요구하고 주는 쪽에선 너네 이 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대놓고 논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돈을 중시하면서 정작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건 지양해야 될 것 같아요
  • 말초 2018/06/26 21:21 #

    저도 이게 맞다고 생각합니다。안전장치가 더 큰 단위로 적용될 적에, 그게 도덕적이라는 이유(그게 정말 도덕인진 모르겠지만 그렇다구 하니까 그렇다구 칩시다 =3=)로 현실성, 효율성, 예산, 투입되는 인력 등등이 다 무시되고 있어요 ㅠ 이거는 거대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ㅠ

    시민단체.. 물론 성실하고 좋은 시민단체도 많지만。후원금이 쏟아지는 몇몇 시민단체나 대안 언론, 소수 정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세상에 이바지하려는 좋은 의지로 가입했다가 그 내부의 일을 알고 실망해서 탈퇴한 사람, 정치 이야기를 다시는 안하게 된 사람, 심지어는 새누리당을 지지하게 된 사람도 많아요 ㅠ

    돈이 사람의 눈을 뒤집어지게 하는지, 원래 그런 사람인지, 내가 이렇게 고생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겠냐는 본전 심리인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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