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vs 이재용 N.O.T.E


최근에 팟캐스트를 들으면 김어준이 새로운 거악(巨惡)을 설정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이명박도 보내고, 박근혜도 보내고.. 이제 좀 평화가 오는가 싶었는데 나라가 뭔가 그닥 개혁이 되지가 않는 것 같다는 사회 저간의 인식 때문일까。김어준의 새로운 아치 에너미 (겸 나라가 바뀌지 않는 이유)는 이제 삼성의 이재용이 된 것 같다。

얼마 전에 일이 있어 홍대를 갔는데, 모르는 사람이 전단지를 돌리길래 광고건희 싶어서 받았더니 무려 삼성 재조사 국민 청원에 동참하여 달라는... 심지어 중년쯤 되는 그 사람은 한참 어린 나에게 허리까지 90도로 숙여가면서 그 전단지를 돌리더라。내가 이 서명에 참여할 일은 없겠지만 그 정성이나 열정은 참 대단했다。이글루스 우파 논객들도 이런 거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네。

어쨌든。그러나, 김어준에게 많이 미안한 말이지만 - 이재용이 문재인 정부에서 감옥에 갈 일은 없을거고, 가더라도 3년 내로 가석방이나 특사로 풀려날 것이다。그리고 김어준은 그럴 때마다 우리가 행정부 권력은 장악했으나 적폐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니 이재명 등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어 개혁의 기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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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드 오브 워라고 있소 - 무기 밀매상의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인데 결국 밀매상이 인터폴에게 체포된다。그런데 밀매상은, 자신이 감옥에서 단 하루도 보내지 않을 거라며 그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
지난 청문회 시절에, 수많은 청문회 의원들이 이재용을 질타했다。그런데 우리 아버지가 그걸 보더니 딱 이러더라


"너 저 사람들이 왜 저러는 줄 아니? 이제 박근혜 시대는 갔으니 박근혜에게 줬던 특혜를 우리에게 달라고 군기 잡는거야!"


난 처음에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 요즘에는 좀 이해가 갈 것도 같다。일단 김어준 말대로 삼성이 가진 영향력은 굉장히 강력하다 (그러나, 진보는 삼성이 초국가적인 파워를 가지게 된 시점이 노무현 정부였다는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그리고 정치권은 그 영향력을 쳐낼 생각은 없고, 그걸 당리당략에 맞출 (그리고 본인도 좀 챙길) 생각만 가득한 것 같다。

주진우나 이런 사람들은, 정치인들나 기자들이 삼성의 돈지랄에 현혹됐다고 생각하지만 - 물론 그런 놈들도 있지만。사실 정치권이 삼성을 쳐낼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국민들이 그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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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진보 진영에서도 일정하게 인정하고는 있는데 - 다들 삼성을 욕하지만 삼성에 입사하고 싶고。특히 요즘처럼 실업난이 심각한 시절에는 삼성이 정부를 상대로 올해 몇명을 뽑을지를 두고 교섭을 할 수 있다。못할 것 같지? 실업률에 따라 정권이 무너질 수 있는데? 그럼 지금 구조에서는 문정부가 성공할련지 실패할련지의 열쇠는 대기업이 쥐고 있다는 뜻이 된다 =3=

지금 다들 일자리가 없다고 난리지만 - 천만의 말씀。

지방이나 공장에는 지금 일할 사람이 없어 외국인 노동자를 구한다。심지어는 부산이나 인천의 국립대를 졸업한 사람들도 어떻게든 서울에 입성하려고, 지방의 기업은 눈도 주지 않는다。물론 이 사람들을 욕할 수는 없다 - 중소 기업의 경우 진짜 월 일백도 안되는 월급에 주말 야근까지 부려먹는 경우도 많고.. 그러나, 일단 결과적으로 보았을 적에。 직장이 없는게 아니라 좋은 직장이 없다는 것이 실업난의 본질인 것이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좋은 직장은? 뭐긴 뭐겠어 - 서울에 있는 대기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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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정권 바뀌면 청문회에 재벌 불러다가 질타하는 것도 - 그게 군기잡는 성격도 분명히 있는데 재벌들은 겉으로는 어쩔 줄 모르면서, 식은땀을 흘리면서 네네 거리기 바쁘지만 진짜 갑은 재벌이다。정치인이 아무리 질타해도 재벌 총수가 난색을 표하면서 (혹은 표하는 척하면서)


의원님, 그러면 고용을 더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한마디 하면 -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고 =3= 어쩔건희? 사실 사회적으로 갑과 을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변동하는 경우가 은근히 많은데 재벌과 정치권의 관계가 딱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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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을 써보면 - 이미 문정부하고 이재용하고는 딜이 끝났거나 끝나는 단계에 있을 거다。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정권이 넘어가는 일도 벌어질 수 있으니 아마 삼성이 고용을 확대하는 대신에 이재용이 면책을 받는 쪽으로 이미 이야기는 끝났다。

김어준이 이걸 모를까 - 아마도 알고는 있는데 그럼에도 나는 이재용을 감옥에 보내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신 거 같은데.....

덧글

  • 나인테일 2018/09/16 01:24 # 답글

    이미 감옥에서 꺼내준 순간에 딜이 끝난거지 무슨 딜을 더 한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인도에 이재용 따라가고 자기 북한 가는데 따라오라 하고 하는 절친 된거죠.
  • 말초 2018/09/16 16:21 #

    최순실 말고도 현재 삼성이 얽힌 법리 다툼이 이것저것 많이 있습니다 =3= 뭐, 삼성이야 1년 365일 소송이지만 =3=
  • ㅇㅇ 2018/09/16 09:23 # 삭제 답글

    1. 그보다 더한 열정을 가지고 태극기 흔들며 나가는 노인들이 있지만, 그들은 본질이 아무튼 틀렸으므로 그 열정은 비웃음의 조미료지 인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거 같은데?

    2. 권력은 자본에게 넘어갔다가 노통이 이미 십년도 전에 말했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돈가진놈이 황제 우습게 본건 중세시대부터 진즉 있었다. 하지만 그 진짜 권력자가 얼마전 감방에서 굴러다니는걸 보고...아니 정작 이 글에서도 밑에 '면책'이니 뭐니 잔뜩 써 놓고는 "어쩔건희?"소리를 써 놓는건 대체 뭥미.
  • 말초 2018/09/16 16:23 #

    오해하지 마세요, 지금은 아니지만 저는 한때 삼성 폰을 썼습니다 ^0^

    그리고 국가의 힘은 기업이 도모할 수 없어요 - 영화에서 대기업에 절절매는 국가가 나오는데 역사적으로 국가한테 잘못 개겼다가 작살난 기업들이 꽤 있습니다。정말 최악 막장의 경우 국가는 군대를 동원할 수 있거든요。물론 이런 일은 최악 오브 최악이라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지만 =3=
  • ㅇㅇㅇㅇ 2018/09/16 09:26 # 삭제 답글

    인생 덜산 꼬꼬미ㅣ
  • 2018/09/16 11:49 # 삭제 답글

    어떤 악을 설정하고 그 악만 해결하면 장땡은 만화에서나 먹히는 거죠..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않으니 늘 새로운 악이 필요한거고..

    대신에 단순해서 이해하기 좋잖아요. 귀찮게 고민하지않고 저놈의 목을 쳐라하면 되니까요.
  • 말초 2018/09/16 16:32 #

    음.. 그런데 사실 삼성이 순결 착한 집단이냐면 그건 아니죠 =3=

    사실 한국의 기업들은 다 알음알음 합법과 불법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고 있는데.. (실상 미, 프 같은 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삼성은 기업의 규모가 크니까 벌이는 일의 규모도 크죠。동네에서 현찰만 받는 식당이 카드를 받지 않는 이유는 사실 수입을 속여서 세금을 다 내지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하건만 - 그게 동네 식당이 아니라 세계를 누비는 기업 단위로 벌어진다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 2018/09/16 23:04 # 삭제

    순결하다는 건 아니고 작정하고 나라를 어둠으로 모는 슈퍼빌런까지는 아니라는거죠
  • 말초 2018/09/17 07:22 #

    저는 관점에 따라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뭐 언론, 정치, 사법계의 유력 인사들에게 로비를 이승만 시절부터 하고 있고 지금 김어준이 공격하는 분야는 분식 회계를 했다는 의혹입니다。

    그런데 이 분식 회계가 결국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는 것인데 이건 최악의 경우 기업은 그대로 날라가고 (이익이 없는데 이익이 있다고 구라를 치는 것입니다) 그 기업이 우량 기업인줄만 알고 거금을 투자한 사람들도 그대로 그냥 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실제로 90년대 미국에서 기업이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가 기업이 날라가고, 그 기업이 우량 기업인줄 알고 노후 자금을 기업 주식으로 바꿨다가 자살한 사람까지 있을 정도로...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사실이라면요 =3=
  • 로그온티어 2018/09/16 12:35 # 답글

    새로운 거악을 세웠다기 보다는, 록맨 보스 셀렉트 창처럼 저 사람들에게 이미 적은 세워져 있었습니다. 단지 선택과 집중으로 하나하나 공략하고, 이번이 삼성일 뿐이지 (...)
  • 말초 2018/09/16 16:56 #

    전략적으로는 현명하군요 - 한번에 여러명을 두들겼다간 관심이 분산되면 죽도 밥도 안될테니
  • 로그온티어 2018/09/16 17:02 #

    겉보기엔 겉멋든 양반들 같아도 은근 정치할 줄 아는 사람들이에요. 전략적으로 현명하군요라는 말로 땜빵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실력자에요. 한때는 저 사람들 말에 앞뒤 안보고 미쳤던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 비블리아 2018/09/16 19:21 #

    '있었으니까요' 정도가 아니라 지금도 우글우글하게 많죠 ㅋ
  • 로그온티어 2018/09/16 19:40 #

    비블리아 // 아, 요즘도 인가요. 요즘은 통관심없어서 근황은 몰랐어요;
  • 풍신 2018/09/16 19:24 # 답글

    까고 까고 까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깔 거악(????)들을 모두 쓰러트리고 또다시 깔 존재를 찾아 헤메이는군요. 깔 사람들이 안 남으면 자기가 까이고 몰락하는 것을...
  • 말초 2018/09/16 20:23 #

    잠시만요, 잠시만요..

    지금 마치 덧글들이 "이재용은 죄가 없는데 진보가 괜히 공격한다"는 쪽으로 수렴되고 있는데 저는 삼성이나 이재용이 완전히 무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3= 엄청나게 돈을 많이 뿌리고 있고, 이건 사람들로 하여금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큰 사보타지라고 생각합니다。만약에 제가 여러분들에게 보고서를 올리는데 경쟁사의 돈을 받고 잘못된 보고서를 올리면, 여러분들도 기분이 과히 좋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재용이, 김어준이나 주진우가 주장하는 바대로 형량이 지나치게 낮게 나왔다면, 그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 더 깊게 들어갈 필요는 있다는 뜻이지요。
  • 풍신 2018/09/16 21:11 #

    제 댓글은 딱히 이재용 실드친 것은 아니라서...그냥 얘 탓하고 쟤 탓하고 그렇게 밖에 벌어먹고 살 줄 모르는 애들은 대중이 적이라고 이해하기 쉬운 존재를 찾아서 다시 까기 위해 하이에나처럼 언론이란 늪을 헤메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까는 것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까던 사람이 무대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애들 찾다가 알기 쉽게 깔 사람 사라지고, 어찌되었건 실드쳐야 할 사람들만 남으면 별볼일 없어진다는 이야기였어요. (실제로 한때 까는 것으로 인기 몰이한 인간들은 정권 바뀌면 오히려 할 일이 줄어들거나, 까기 위해 있는 프로그램에서 실드만 줄창 치다가 노잼으로 프로그램 떠나거나 하고요.)
  • ㅈㅈ 2018/09/17 20:35 # 삭제 답글

    삼성이나 이재용이 완전히 무죄가 아닌거처럼, 소위 말하는 진보들이 물고늘어지는것도 순수하게 '그들이 죄를 지었으니 대가를 치뤄야한다'가 아니란게 문제. 그런 척을 있는 힘껏 하려고 진짜 그런 생각 가지고있는 애들한테 생색내주듯 자리좀 주고 애쓰는데 실상 지들도 강남살고싶어하고 자식 특목고보내고 명문대보내고 우리'개천'에서만 용이 나야되는 사다리 걷어차는놈들일진대. 가소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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